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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순서
① 이 재료만 있으면 완성 → ② 면과 페스토를 버무리는 순간 → ③ 식당 맛 내는 비법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장을 보고 왔는데 바질 한 단이 애매하게 남아 시들기 직전이었습니다. 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국을 끓일 재료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먹고 페스토를 갈아 파스타를 만들었습니다. 나비 모양 파르팔레에 초록 소스가 골고루 걸린 걸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은 제가 몇 번 실패하며 터득한, 뻑뻑하지 않고 촉촉하게 버무리는 법까지 전부 적어 보겠습니다.
이 재료만 있으면 바질페스토 파스타 완성입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재료는 단출합니다. 2인분 기준으로 파르팔레 180g, 바질잎 40g(대략 두 줌), 잣 25g, 마늘 1쪽, 파르메산 치즈 30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90ml, 소금과 후추 약간이면 충분합니다. 잣이 부담스러우시면 호두나 캐슈넛으로 바꿔도 됩니다. 저는 예전에 아몬드로도 해봤는데, 고소함이 조금 다를 뿐 그것대로 맛있었습니다.
· 파르팔레 180g · 바질잎 40g · 잣 25g
· 마늘 1쪽 · 파르메산 30g · 올리브 오일 90ml
· 방울토마토 8~10알 · 어린잎 채소 한 줌 (곁들이용)
한 가지 당부드리면, 바질은 물기를 아주 잘 털어야 합니다. 잎에 물이 남아 있으면 소스가 묽어지고 색도 탁해집니다. 저는 씻은 뒤 키친타월로 감싸 톡톡 두드려 말립니다. 파르메산도 갈아진 통 치즈보다 덩어리를 직접 갈아 넣는 편이 향이 훨씬 진합니다. 재료가 단순한 요리일수록 하나하나의 상태가 맛을 좌우한다는 걸, 몇 번 만들어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방울토마토와 어린잎은 마지막에 올릴 곁들이라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색과 식감이 확 살아납니다.
면과 페스토를 버무리는 결정적 순간
이제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순서만 지키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STEP 1. 넉넉한 물에 소금을 굵게 한 스푼 넣고 팔팔 끓입니다. 파르팔레는 두께가 있어 봉지 표시보다 1분쯤 더, 11~12분 정도 삶아야 속까지 부드럽습니다.
STEP 2. 면을 삶는 동안 페스토를 만듭니다. 바질, 잣, 마늘, 파르메산을 믹서에 넣고 올리브 오일을 조금씩 흘려 넣으며 갈아 줍니다. 한 번에 다 갈지 말고 끊어 갈아야 열이 덜 올라 색이 곱게 유지됩니다.
STEP 3. 면이 다 익기 직전, 면수 반 국자를 따로 떠 둡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STEP 4. 불을 끈 팬(또는 큰 볼)에 삶은 면과 페스토를 넣고, 면수를 조금씩 부어 가며 버무립니다.
저는 처음 만들 때 뜨거운 팬에 불을 켠 채로 페스토를 넣었다가 소스가 익어 버려 색이 누렇게 변한 적이 있습니다. 페스토는 절대 끓이지 않습니다. 잔열에 살짝 데워질 정도면 충분합니다. 면수를 넣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전분이 녹아 있는 면수가 오일과 만나면 소스가 면에 착 감기면서 촉촉하고 크리미해집니다. 물기 없이 뻑뻑하게 버무려진 페스토 파스타를 드셔 보신 적 있으십니까? 십중팔구 이 면수 과정을 건너뛴 경우입니다. 저어 보면 소스가 주르륵 흐르지 않고 면을 부드럽게 코팅하는 상태가 정답입니다.
식당 뺨치는 맛을 내는 비법 몇 가지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맛있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면 확실히 달라집니다. 제가 여러 번 해보며 챙기게 된 것들입니다.
✔ 레몬즙 반 티스푼을 마지막에 떨어뜨리면 초록 향이 훨씬 산뜻해집니다.
✔ 방울토마토는 불에 닿지 않게 맨 마지막에 올려야 색이 삽니다.
✔ 접시를 미리 따뜻한 물로 데워 두면 파스타가 식지 않습니다.
간은 파르메산과 면수의 소금기가 있으니 마지막에 보고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저는 처음에 소금을 미리 넣었다가 짜서 낭패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페스토는 만든 즉시가 가장 향이 좋습니다. 남으면 유리병에 담고 표면을 올리브 오일로 얇게 덮어 냉장 보관하면 사나흘은 넉넉히 갑니다. 다음 날 빵에 발라 먹어도 훌륭합니다. 저는 남은 페스토를 바게트에 올려 살짝 구워 먹는데, 그 조합이 또 별미입니다. 한 번 시도해 보시면 왜 그런지 아실 겁니다.
🍃 직접 먹어 본 솔직한 총평
한 입 떠먹고 저도 모르게 “음” 소리를 냈습니다. 바질 향이 코끝에 확 퍼지고, 면수 덕분에 소스가 뻑뻑하지 않아 끝까지 부담 없이 비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잣을 볶아 넣은 버전이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리 초보나 자취하시는 분께 특히 추천합니다. 재료가 단순하고 불 조절이 까다롭지 않아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다음엔 새우를 몇 마리 구워 올려 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재료를 곁들이고 싶으십니까?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